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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리뷰] 어웨이크 가족을 지키기위한 엄마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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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어웨이크 [Awake]

기이한 현상이 전 세계를 휩쓴다. 잠드는 능력을 빼앗긴 인류, 불면으로 인한 광기와 혼돈. 그래도 상처투성이 과거를 간직한 전직 군인은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영화는 작년인가 재작년에 본 것 같은데, 킬링타임용으로 볼 정도였던 것 같다. 뭔가 조금 부족한 듯한 느낌으로 남아있는 기억이 있다. 그래도 당시에는 나름 재미있게 봤었던 것 같다. 소재가 신선하기도 했고, 영화자체도 재미있게 봤었던 것 같은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제목에서 이 영화의 위기가 무엇인지 잘 알려주는 것 같다. 사전적 의미 자체가 형용사로 'Awake : (아직) 잠들지 않는, 깨어있는'

동사로는 "(잠에서) 깨다[깨우다]", "(감정이) 일다, (감정을) 불러일으키다" 동사로든 형용사로든 이 영화를 축약한 듯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군복무를 했었던 엄마가 아이들과의 만남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휘말리며 시작되는데, 이 영화는 '잠(Sleep)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려는 듯한 영화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은 잠들 수 없는 세계적인 재난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과학자나 의사들은 사람이 48시간 이상 잠에 들지 않으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며 이 사태가 계속되면 인류는 멸망할 거라고 하는데 이 와중에도 잠들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했고, 정부는 당연하게도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종말을 막겠다는 이유로 그런 사람들을 '실험'하게 하는데 불행히도 이 엄마의 딸도 잠에 드는 극소수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직 군인 출신의 엄마는 이런 딸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영화이다. 인간이 수면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 큼인지 우리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한 번씩은 불명증을 겪어 봤을 것이고, 다음날을 위해 잠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잠들기 위해 수백, 수천 마리의 양을 세기도 하고 말이다. 수면의 질이 얼마나 좋냐에 따라 그다음 날의 나의 컨디션이 결정되기도 하고 말이다. 이 영화에서는 인간이 잠들지 않으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다 보여주는 것 같다. 엄마인 질은 딸을 지키기 위해 교회에 있는 딸을 찾으러 가고 교회 안에서는 잠들 수 있는 유일한 아이 '마틸다'를 희생에 잠에 들어야 한다며 분위기가 이상해져 가고 있었고 엄마인 질이 마틸다를 데려가려는 상황에도 조금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정도였다. 아이를 못 데려가게 하는 교인들도 인류를 위해 뇌과학자에게 아이를 데려가야 한다는 과학자도 내가 보기엔 다들 제정신은 아닌 듯했다. 아니 잠들지 않는 아이를 내놓으라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는 게 본인들은 그저 일반인일 뿐인데 아이를 데려가서 뭐 어쩌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억지 설정인 것 같았다. 조금 더 자세하고 친절한 개연성을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잠들지 않아서 사람들이 점점 미쳐 가서 그렇다는 설정인지난 몰라도, 그게 저 정도로 아이를 잡아두려는 이유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질과 아이들은 차를 구하기 위해 카센터로 향하고 무사히 차를 구해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생각보다 이런 지구종말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치고는 위기가 크게 오지 않는 듯하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허브라는 곳인데 좋게 말해 치료약을 찾겠다는 과학연구시설 같은 것인데, 나쁘게 말하면 인간을 이용한 인간실험 같은 것이 아닌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필수적인 필요 요소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곳에 아이를 데려가 실험을 하게 하는 게 맞는지는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허브로 향하면서 잠들지 못한 인간들이 점점 미쳐가는 모습과 자신의 정신마저도 온전하지 않다는 것 마저도 위기가 되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재난상황임에도 뭔가 술술 풀려가는 느낌이다. 결말도 나에게는 조금 당황스러운 결말이기도 했고, 그래 그랬을 수도 있지 싶기도 한데, 뭔가 부족한 영화인 것은 맞는 것 같다. 가끔 좋은 소재로 그저 그런 연출과 그저 그런 상황들로만 러닝타임을 채운 느낌의 영화들을 보면서 안타깝기는 하다. 영화 한 편에 들어가는 제작비도 배우의 캐스팅도 감독도 연출도 조연출이나 스태프들도 필요하니 한정적인 인재와 제작비용을 고려하면 이 정도 퀄리티가 다일수도 있겠다 싶지만, 요즘은 학생들이 만드는 단편영화들도 퀄리티가 좋은 영화들도 많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조금 무난히 흘러가는 재난 상황에 조금 허무한 치료방법이라든가, 킬링타임으로 딱인 영화이다. 요즘은 애플티브이나 아마존프라임에서 퀄리티 좋은 영화나 드라마들이 점점 나오고 있는 느낌이다. 최대 위기의 순간의 어웨이크는 생각보다 위기의 순간이 적고 충분히 이겨낼 만큼의 위기가 쉽게 극복되는 조금 허무한 영화이다. 더 이상 봐야 할 영화나 드라마가 내 순위에 없다면 그때 나의 리스트에 올려볼 법한 영화이다.

 

 

 


 

내가 생각한 재난 영화들은 항상 극박하고 짜증이 날 정도의 빌런들이 주인공들의 앞날을 방해하고 적재적소의 사람들이 모이고, 헤어지며, 희로애락이 극명했었는데 어웨이크는 그래프로 표현하자면 하향곡선도 상승곡선도 없는 평행선만 존재는 영화 같다. 결말을 생각보다 "이게 뭐야" 하는 허무함을 가져다주고, 왜 이런 영화에서 과학자들은 항상 최종 빌런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 영화에 왜 이런 재난상황이 왔던 거였지? 하는 의문만 남은 느낌이다. 뭔가 조급하게 빨리 결말지어진 느낌의 영화이다. 치료제를 구한다는 이유로 인류애를 잃어버린 듯한 과학자들을 보는 것도 조금, 너무 익숙한 악당 포지션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아무튼 잠들 수 없는 인간들의 이야기이지만 다 보고 난 후의 감상은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다 뿐이다. 다음 영화를 무엇을 가지고 와야 할까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내 정신도 몽롱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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