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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리뷰] 양성인간-소년에서 소녀로 살아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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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양성인간 [Born to be Human]

 

 


소개
14살 소년 시난. 극심한 복통으로 화장실에 달려가 소변을 보는데 소변기에 혈뇨가 쏟아진다,정소 건강검진을 받은 뒤, 부모님에게 이끌려 수술을 받게 되는 시난. 이때까지도 시난은 방광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수술이 끝난 후 깨어난 시난은 소녀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 검진 결과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간성(間性)이었던 시난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님과 의사의 결정으로 여자가 되어 버리는데…

 



감독은 릴리 닌으로 2021년 제16회 오사카 필름 페스티벌에서 야쿠시 펄 상을 수상한 감독의 작품이라고 한다. 드라마 장르의 대만 영화로 대만,태국,중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봐온 나로서도 언어가 익숙하게 들리는 영화이다. 양성 인간은 한 몸에 난소와 정소를 모두 가지고 있거나 두 개의 생식기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경우를 말한다. 이들을 양성 혹은 간성이라 칭한다고 한다. 영화의 시작은 두 가지의 색을 가진 나비가 하늘을 날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또한 영화의 중요키워드인 양성을 뜻하는 바일 것이다. 14살의 소년 시난은 학교에서 소변을 보던 중 혈뇨를 하게 되고 이를 발견한 또래들은 시난에게 여자처럼 굴더니 생리하냐며 놀려댄다. 그렇게 계속되는 복통과 혈뇨에 부모님은 시난을 데리고 병원을 가게 되고 의사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고 처방 약을 받아 집으로 돌아오고 등교를 하게 되는데도 계속되는 복통에 결국 체육 수업 도중 쓰러지며 다시 한번 혈뇨를 보게 된다. 그리고 결국 가지고 있는 염색체에 따라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낫다는 의사의 판단에 부모는 시난의 동의 없이 14년을 소년으로 살아오던 시난은 그렇게 여자가 되고 만다. 나는 어른이 된 지금도 어려운 것이 과연 미성년자 자녀의 동의 없이 부모의 판단만으로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과연 더 좋은 선택일까 생각해보면, 아직 미혼자에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나는 14살도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을 만큼은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생각하고 결정할 권리를 부모는 어리다는 이유로 결정권을 본인이 아닌 부모가 내린 것이 시난의 인생에 가장 큰 상처이지 않을까 싶다.시난은 그렇게 여자로서 살게 되면서 처음 겪는 일들을 겪게 되는데 생일에 받게 되는 인형이라든지 갑자기 시작되는 월경이라든지, 남자로 살아왔던 아이가 이 모든 걸 받아들이게 까지 몇 년이 걸리고 상처가 아물게 되기까지 얼마나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겪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상상이 가질 않는 감정이다. 뒤바뀐 세상이 얼마나 무서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성전환자는 본인의 성 정체성을 선택한 것이지만 시난의 경우 사실 본인의 선택이 아닌 아프지 않고 살게 하기 위한 부모의 선택이였으니 더 혼란스러울 것만 같다. 영화를 보면서 궁금한 점이 시난은 자세가 상당히 구부정하다. 특히 걸을 때는 땅을 보며 걷는데 굽은 어깨가 더 굽어 보일 정도로 자세가 구부정하다. 아마 땅을 보고 걷는 건 선천적으로 양성으로 태어나 여자도 남자도 아닌 특별함이 또래 친구들이 보기에 익숙하지 않아 조금은 따돌림을 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더 구부정해지고 땅을 보며 걷는 것 같은데, 개인적인 해석이긴 하다. 생각해보면 14살 사춘기 소년,소녀만큼 이성적이지 못한 나이가 없는 것도 같다. 모두가 사춘기를 지나왔지만 정말 14살은 정말 본능적인 나이이지 않은가, 그런 그 시기에 바뀌어버린 성 정체성이 얼마나 힘들지 참 역지사지로 생각하기도 어려울 만큼 무서운 일이긴 하다.

그렇게 여자로 성이 뒤바뀐 시난의 표정은 점점 무표정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것만 같다. 전형적인 남자아이의 방에서 온통 핑크와 인형으로 둘러싸인 방에서 잠이나 잘 올는지 궁금했다. 여자로서 첫 등교를 한 시난의 표정은 겁에 질려 있는 것만 같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남학생에서 여학생으로 등교하려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리고 시난은 여기서 짝꿍으로 만난 티앤치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첫 등교 날 첫 월경을 시작하게 된 시난은 짝꿍 티앤치의 도움으로 점점 여자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어간다. 같이 생리대를 사러 가고 쇼핑을 하러 가고, 네일아트를 받으며 여자로서의 에티튜드를 배워간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점점 여학생으로 학교에 적응해가고, 친구도 점점 생겨가던 시난에게 성 정체성이 흔들리는 사건이 생긴다. 어느 남학생의 고백으로 시난은 아직까지 남자에서 여자로서의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는 현실을 보나 참, 어렵고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여자로서 적응하는 듯 보였지만 본질은 아직 적응하는 중이라는 것. 그래서 자신을 도와주는 장티앤치에게 친구로서의 우정인지 아니면 아직 버리지 못한 남자로서의 애정인지 살짝 의심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자들이 예쁜 여자 좋아하는 거는 세계공통인가 보다. 여자도 예쁜 여자 좋아한다ㅎㅎ. 영화 얘기로 돌아가서 티앤치가 시난의 집에 놀러 오게 되면서 시난의 남자일 적 사진을 보고 누구냐 묻게 되고 시난은 자기 남동생이라 말하게 된다. 이 부분을 보면서 나는 왜 불안해졌는지 모르겠다. 뭔가 영화의 복선처럼, 설마... 설마... 하는 심정이었다. 티앤치는 반에서도 꽤 예쁜 편이었는데 인상으로 보면 진짜 딱 더 글로리 박연진의 인상이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 영화는 BGM도 내내 불안한 느낌이 흘러서 더 뭔가 아 설마 아니겠지 하는 느낌도 받았다. 사실 인간은 아무도 곁에 없다 내 옆에 있어 주는 중요한 사람이 생기면 굳이 진실을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속인단 생각에 솔직해지는데, 사실... 인간이 인간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심지어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이 친구가 되었을 때 말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친구의 진실을 그 사람의 일부로 받아들일 청소년이 있을지 의문이다. 역시 시난도 티앤치의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듣고 자신에게는 남동생이 없다고 사진 속 그 아이는 자신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자신은 남자에서 여자가 되었다고 사실대로 고백했고 티앤치는 시난에게 비밀을 지키겠다며 계속 친구로 지내기로 한다. 어른이 된 내가 너무 어른이 된 것인지 현실이 너무나도 참, 어려워서인지 나는 시난에게 시간을 돌리는 마법을 가르쳐 주고 이런 건 진짜 네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털어놓는 것이라고 꼰대질하고 싶었다. 비록 내가 우려하던 티앤치의 폭로와 괴롭힘은 없었지만 같은 반 다른 친구에게 티앤치가 시난의 비밀을 결국 말하게 되고 학교에서 괴물 취급을 받게 된 시난은 예전처럼 방에서 게임만 하며 학교를 나가지 않게 된다. 그리고 시난이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서 엄마가 우울증 약이라면서 먹던 약이 우울증 약이 아닌 에스트로겐 약인 걸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여자가 된 게 아니라 부모의 결정으로 여자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 시난은 남자에서 여자가 된 게 아니라 자신이 죽어가는 느낌을 받는 듯했다. 그리고 점점 영화는 끝으로 향하게 되는데, 시난에서 시란이된 남자에서 여자가 된 한 사람이 어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의 본질과 중요한 점을 부모에게 강제적 선택을 당하게 되는 이 영화의 결말은 어떻게 끝이 나는지 꼭 한 번쯤을 보기를 권해본다.

 

 

이 영화를 보면서 힘들었던 점은 이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배경음에 깔린 이명과 굉장히 흡사한 삐-소리 기계음 같은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리는데 그게 꽤 괴롭게 들리는 것 때문에 집중해서 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뭔가 심오한 뜻을 위해 삽입된 음 같은데, 본인에게 굉장히 귀가 아프게 하는 소리라 보는 내내 괴로웠다.

그것 빼고는 한 번쯤은 볼 만한 영화일 것이다.

본 영화는 OTT 서비스 웨이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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