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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리뷰]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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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Even If This Love Disappears from the World Tonight]

소개

“카미야 토루에 대해 잊지 말 것”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녀 ‘마오리’ “내일의 마오리도 내가 즐겁게 해 줄 거야"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무색무취의 평범한 소년 ‘토루’ 매일 밤 사랑이 사라지는 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서로를 향한 애틋한 고백을 반복하는 두 소년, 소녀의 가장 슬픈 청춘담


제목이 길기도 긴 이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부산 국제 영화 당시 꽤나 큰 호응과 반응을 얻은 영화이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평점이 5점 만점 중 4.5점을 받은 흥행작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소설 자체가 인기 있는 작품이어서 더 흥행하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 류의 일본 영화들을 좋아하기도 한다. 뭔가 서정적이면서 조용한 분위기의 일본 영화들 말이다.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봤을 때에도 꽤나 흥미로운 소재이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득 첫 키스만 50번째가 생각나기도 하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여자 주인공 마오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려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기억이 리셋이 되어 매일이 하루하루가 늘 백지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마오리에게는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던 와중에 평범하고 조용한 학생이었던 토루에게 고백을 받게 되는데 알고 보니 토루는 자신의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의 친구를 괴롭히는 상대들로부터 괴롭힘을 관두는 조건으로 마오리에게 고백하는 조건을 내세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게 된다. 마오리는 그 진실된 이야기를 듣고 토루의 고백을 받아들였던 마오리는 모두가 우리가 사귀는 사이인 줄 아니 서로 진짜 연인 척하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세 가지의 조건을 제시하면서 말이다. "첫 번째로 방과 후까지는 서로 말 걸지 않기, 두 번째로 연락은 가능한 한 간단하게 할 것, 세 번째로 진짜로 좋아하지 말 것."이라는 조건을 걸고 서로 남자친구와 여자친구가 된다. 하지만 이런 영화의 클리셰는 저 둘은 분명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것이다. 마오리는 토루에 대해 이것저것 상세한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을 노트에 꼼꼼히 필기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서로의 연인이 되어 간다. 마오리에게는 이 사건 자체가 인생에서 겪는 또 다른 감정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일 어제의 일을 기억하기 위해 일기와 메모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을 테고, 또 다음날을 위해 하루를 기록하면서 생활하는 일이 반복이었을 테니, 마오리에게는 오늘의 일을 내일 기억하기 위해 하루를 많이 썼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마오리에게 토루라는 조금은 특별한 이벤트 같은 일상이 생긴 것이 아닌가, 아침에 일어나면 꼭 읽어야 할 것이라고 적힌 앨범 같은 크기에 자신이 사고당한 경위와 그 이후부터 적어온 일기를 쭉 읽으며 매일 아침 상처받으면서 하루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생겼다. 나의 매일이 다음 날 아침이면 사라진다니, 심지어 마오리는 자신의 상태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상대에게만 털어놓자는 엄마의 말로 마오리는 좀 더 자신이 평범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았다. 그런 일상의 일과가 적힌 일기에 어느 날부턴가 토루가 등장한다면 내가 마오리라면 좀 더 특별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첫 키스만 50번째처럼 매일 아침 첫사랑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지만, 절 잘 속에 피어난 한송이의 희망 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마오리에게 토루라는 존재가 말이다. 그렇게 마오리와 토루가 첫 데이트를 하느날 마오리는 아침부터 하루일과를 시작하기 위한 일기 정독 후에 토루를 만나는 장소로 향하며 설레는 감정으로 향하지 않았을까, 마오리는 토루의 앞에서 아는 척하기 전 인사를 건넬 때 실수 하지 말자는 다짐마저 하는데, 그걸 보는 게 조금 많이 마음이 아팠다. 남들에게는 당연하고 쉬운 일이 마오리에게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려운 일이지 않은가. 심지어 자신이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진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자신의 상태를 털어놓자는 엄마의 말은 마오리에게 조금 공포심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둘의 첫 데이트에서 마오리와 토루는 서로의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를 하며 조금 더 감정이 깊어져 갔을 것 같다. 마오리는 토루에게 신기한 일이라며 자신이 토루와 있으면 조급함도 사라지고 괴로움도 없어진다며 자신의 속 마음을 이야기하는데, 무언의 감정이 조금 느껴지는 것 같았다. 마오리의 심정이 조금은 보였달까. 그나저나 이 영화에서 제일 잘 사용한 것이 자연광인 것 같다. 두 남녀 주인공 자체가 뽀얗고 하얗기도 한데, 자연광을 굉장히 잘 활용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 자체가 뽀송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따뜻하고 포근한 그런 느낌이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영화이다. 그리고 토루와 마오리의 첫 데이트에 마오리는 피크닉 중 잠이 들고 마는데, 눈을 떴을 때 마오리는 다시 기억을 잃고 깨어나 버린다. 그리고 모든 게 마오리에게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다. 그 장면이 뭔가 오래도록 남은 기분이다. 마오리의 감정이 너무 잘 느껴졌다고나 할까. 나였다면 눈물이 펑펑 났을 것 같다. 왜 하필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인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마오리는 토루에게 자신의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대해 사고 난 일로부터 차근히 설명을 해주었도, 토루는 그 이야기를 조용히 아무 말없이 차분하게 들어준다. 마오리의 기억을 잃는 대신 진정한 사랑을 알아보는 능력이 주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느껴지기에도 토루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뭔가 나만이 느낀 감정이 아니란 걸 알았던 것이 토루의 대사이다. 

 

오늘 일을 일기에 쓰만 않으면 내일의 너는 모르는 거 아니야?
일기에 안쓰면 되잖아. 
잠이 든 일도 기억 장애를 털어놓은 일도.
너랑 노는 거 즐겁거든, 게다가 
실수로 꼬여 버린 일을 날마다
일기에서 보면 우울할 거 아냐
그러니 오늘 일은 다 없었던 걸로 하면 돼.
둘이 함께 내일의 너를 속이는 거야.

 

나도 그런 것 같았다. 마오리가 매일 아침 자신의 사고와 불행을 되새기는 느낌이었다. 우리들도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운데 마오리는 자신의 기억도 나지 않은 일을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상기시키는 것이지 않은가. 생각만으로도 괴롭고 마음이 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 젊은 일본의 두 배우들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역을 맡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마오리는 토루의 제안대로 토루와의 데이트와 일상을 동영상으로 녹화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행복했던 기억들을 일기에 적기 시작했고 말이다. 이제 마오리는 매일 아침 행복했던 어제를 기억하며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매일매일 즐겁게 데이트를 하며 동영상으로 기록을 하며, 마오리는 점점 더 행복해지고 점점 더 토루를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굉장히 아련한 느낌을 담기 위해 카메라 렌즈에 프리즈마를 장착하고 촬영한 느낌? 조금 흐릿하고 뿌연 느낌이지만, 그게 조금 더 아련하고 절절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이렇게 영화로 보고 나니 원작의 소설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테고 조금 더 디테일한 두 사람의 감정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잘 쓴 소설을 영화로 제작하니 잘 만든 영화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바로 원작을 구매해 차근차근 읽어 봐야겠다. 하지만 뭔가 결말은 조금 씁쓸하다. 음, 책으로 읽었다면 조금 더 이 상황들이 이해가 갔을가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역시 원작 소설을 읽어 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리뷰를 끝마치도록 해야겠다. 

 

 

 


차에 치일 뻔한 아이를 구하다 기억상실증으로이 걸려 하루하루를 기억하기 위해 살아가던 마오리가 많이 안타까웠고, 많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토루와 매일매일 즐겁게 데이트하던 마오리가 더 행복해 보였고, 더 밝게 느껴지기도 했다. 토루와 행복한 영상과 일기를 기록하는 마오리는 더 이상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불행을 복기하기보단 어제의 행복한 일상을 기억에 심을 수 있게 된 것이, 그 행복이 망가지지 않고 앞으로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토루도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 조금은 우울한 일상을 보냈을 것이지만, 이 둘이 만나 점점 더 행복한 일만 가득하게 되기를 영화를 보는 내내 이들에게 위기가 닥쳐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감상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의 토루는 누나가 소설 쓰는 일에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에 집안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참 어디 이런 참한 청년이 있을 수가 있는가. 어쩜 이렇게 착할 수가 있는가, 일등신랑감이라는 생각이 팍팍 들었다. 토루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슬픈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마오리가 기억하지 못하면 자신은 마오리 인생에 존재 조차 할 수 없으니 조금은 내일이 오는 게 괴로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독 토루와 마오리가 만나는 장면에서 색감도 햇빛도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을 담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이 있을댄 유독 하늘도 맑고 따뜻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감독의 의도였는지 그저 나 혼자 느끼는 감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독 둘이 있을 때 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왠지 일본 영화들을 조금 더 봐야겠다는 느낌이다. 일본 특유의 감성이 담긴 영화들 내가 좋아하던 영화들을 다음번에 소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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